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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절 추억의 맛, 송림동 닭알탕


흔히 ‘알탕’이라 하면 명태의 알을 넣고 끓인 매운탕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천 동구의 현대시장 길 건너 골목에 가면 조금 더 특별한 알탕을 만나볼 수 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이 알탕을 맛보기 위해 찾아 온 손님들로 골목이 북적인다. 개중에는 삼십 년이 넘도록 이 알탕 골목을 찾고 있다는 단골손님도 있다. 이 알탕의 정체는 바로 닭알탕이다. 닭알탕에는 그 이름 그대로 노랗고 동글동글한 닭알이 들어간다. 척 봐도 낡은 건물과 일어서면 금방이라도 머리가 닿을 듯한 낮은 천장,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붉은 간판과 추억 속 여닫이문까지. 닭알탕 골목의 오래된 주점들은 그 자리를 지켜 온 시간만큼이나 정겹기만 하다.

                    
                

얼큰하고 탱글탱글 씹히는 맛 일품, 송림동 닭알탕

 
  • 송림동 닭알탕에는 노랗고 동글동글한 닭알이 한가득 담겨 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암탉을 잡으면 뱃속에 알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천 송림동 현대시장에서는 옛 시골에서 맛보던 닭알탕 전문집들을 만날 수 있는데, 보통 큰 그릇에 걸쭉한 국물에 닭 내장과 야채 닭알이 담겨 나온다. 노른자 같아 보이는 닭알은 뻑뻑하지 않고 탱글탱글 씹히는 맛도 좋다. 국물은 시원하면서 얼큰하지만 매운맛이 닭알의 고소한 맛을 덮을 정도는 아니다.

닭알탕 골목의 역사는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이야 별미로 자리매김 했다지만, 오래 전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었다. 배고프고 가난하던 시절, 닭은 서민들에게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 먹거리 자체가 귀했으므로 닭과 같은 음식은 어느 한 부위도 버리지 않고 남김없이 식재료로 사용했다. 당시 현대시장의 골목에는 몇몇 닭집이 들어서 있었는데, 닭의 알과 알집만큼은 유독 잘 팔리지 않아 가격이 저렴했다고 한다. 그 식재료를 주변의 식당에서 구입해 찌개를 끓이기 시작한 것이 닭알탕의 시초가 됐다. 값이 저렴하면서도 얼큰하고 제법 맛이 좋았던 닭알탕은 당시 인근 철공소에 다니던 노무자들을 금세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닭알탕에 들어가는 닭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계란과는 조금 다르다. 단단한 껍질이 생기기 전 단계의 알로 노른자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계란의 노른자는 퍽퍽한 반면 닭알은 더욱 쫀득쫀득한 맛이 있다. 닭알탕은 전골냄비 안에 감자를 깔고 그 위에 닭알과 내장을 넣은 뒤 갖가지 채소와 양념을 올려 만든다. 무와 멸치, 다시마 등을 넣고 우려낸 육수를 그 위에 붓고 끓이기만 하면 끝이다. 칼칼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고춧가루 등 매운 양념을 조금 더 넣어 끓이면 된다. 계절에 따라 쑥갓, 냉이 등 제철 채소를 올려 별미를 더한다. 닭알탕이 담긴 전골냄비는 가스버너와 함께 나오기 때문에, 보글보글 끓어 가장 먹기 좋을 때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닭알탕과 반찬은 오래 전 그 모습 그대로 소박하기만 하다

먹거리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시절, 닭알탕은 그 독특한 맛과 식감으로 사람들을 매료했다. 비싼 고기를 대신해, 닭알로 주린 배를 채우며 노곤한 하루를 마무리했으리라. 오래 전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던 닭알 골목은 시간이 흐르면서 명성 높은 골목으로 탈바꿈됐다. 닭알탕에는 맛좋은 고기 대신 여전히 닭알이 들어가고, 닭알탕과 함께 나오는 반찬의 가지 수도 많지 않다. 닭알탕을 파는 주점의 모습 또한 변함없이 소박하다. 그럼에도 이처럼 많은 이들이 이 골목을 찾는 까닭은, 이 닭알탕에는 그 시절 그 때를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맛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즐기면 좋은 인천의 닭요리 '신포 닭강정'

 

인천 사람 중에는 안 먹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신포 닭강정.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라는 신포 닭강정은 인천 중구의 신포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인해 적어도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맛볼 수 있다.
 
신포 닭강정은 매콤한 맛과 바삭한 식감이 일품인 닭요리다. 시간이 지나도 바삭함을 유지하도록 물엿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또 청양고추를 이용해 매콤한 맛이 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사람들은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에 잠시 손부채질을 했다가도 금세 입 안으로 또 닭강정을 집어넣는다. 이처럼 묘하게 중독되는 신포 닭강정은 고추장 대신 고추기름을 사용하고 땅콩가루를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한다. 게다가 그 양도 어마어마하다고 하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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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9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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